아침 산책길에 길가운데 무리져 돌아다니는 비둘기떼를 만났다.
열심히 먹이를 주워먹는 모습이 산비둘기는 아닌 듯하다.
산비둘기는 저렇게 무리뎌 다니는 법이 없다.
혼자 아니면 둘이 다니고 경계심이 많아 인기척이라도 나면 푸더덕 소리를 내며 산너머로 날아가 버린다.
가까이 다가가도 도시 공원의 비둘기 마냥 슬슬 피할 뿐 도망갈 생각일랑은 없는게 이놈들은
산비둘기가 아닌 집비둘기가 틀림없다. 도시 비둘기.
개체수가 불어나 도시에서도 골치거리라더니 이놈들이 여기까지 영역을 넓혀 왔나보다.
그려려니 하면서 지나쳐왔지만 왠지 산속에 도시에서나 서 있을 법한 구조물이 하나 들어선 것 마냥
기분이 좀그렇다.
자유와 야생을 찾아서가 아닌 먹이를 찾아 무리져 온 놈들이기에
산속에 있어도 놈들은 산비둘기가 아닌 집비둘기들이다.
삶의 행태가 그 존재를 규정한다.
귀농 귀촌의 시대. 산속에서 도시비둘기로 살고 있지는 아닌지 살 필 일이다.,